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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4 : 36

: 사용중인 의자

by. Oh Seongb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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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디자인에서 사용자(관람자)와 상호작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표현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의도가 분명히 노출될수록 작가는 생각을 수월하게 공유할 수 있고, 사용자(관람자)는 그 생각을 더욱 쉽고 깊게 파악하여 결론적으로 공감, 피드백 같은 상호작용에 빠르게 이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사용중인 의자'는 오히려 불분명성을 통해 새롭게 관람자와 상호작용을 시도합니다. 작품 속 의자에 앉은 주체부터 그 주체를 숨기는 요소, 그리고 그 주체가 행하는 모든 움직임까지 의도를 모두 불분명하게 표현하였는데, 이로 인해 작품이 주는 특유의 기괴한 새로움에 불분명성이 더해지게 되며, 관람자들이 각각 작품의 의도와 해석을 상상해내는 방식으로 작품과 관람자의 심리적 상호작용을 이루어내게 되는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Concept  Short Film

This video contains elements that can feel scary.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된 영상입니다.

Exhibition & Interpretation

​루키전에서 전시한 실제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사용중인 의자'와 그것이 전시되어 있는 'Mar 14:36'이라는 공간은 공간의 이름처럼 성경에서 모티브를 받았다. 작가는 무교이지만 평소 성경만의 어둡고도 밝고, 희망적이면서도 절망적인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에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종교적인 색깔을 지운 채 표현하고 싶었다. 때문에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성경 스토리 속에서 가장 큰 사건들 중 하나인 예수의 희생을 주제로 삼았다. 

 중점으로 둔 부분은 희생이 아닌 희생 전날 예수가 행한 최후의 기도였다. 예수의 최후의 기도의 내용(Mark 14:36)에서는 다음날 있을 자신의 희생에 대해 완전히 받아드렸다기 보단, 한명의 인간으로서 죽음을 앞두고 매우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으로부터 나온 이것만이 최선의 방법인지 하늘에 의문을 가지는 예수의 속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날의 두려운 감정과 고뇌, 그리고 다음날 행해진 숭고한 희생, 이 두 대비를 통해 성경만의 분위기를 재해석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희생 전날의 고뇌를 의자 위 고개를 한없이 젓는 존재로서 '사용중인 의자'로 표현하고, 해당 전시물 반대편엔 큰 비석을 세우고 비석 위에 백장미를 띄워 다음날의 희생을 표현했다. 백장미의 꽃말은 영원한 약속, 영원한 사랑인데 성경 속 '구원'이란 것을 작가 나름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로써 하나의 공간에 하루의 텀을 둔 시간이 공존하고 있으며 대비를 위해 전날 부분의 조명은 붉은 계열, 다음날의 부분의 조명은 푸른 빛을 낸다. 또한 이 공간이 예수의 희생과 관련된 공간이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이 공간으로 들어오는 문 앞에 두개의 비석을 기둥같이 세워 예수와 함께 못 박힌 죄수들을 표현하였다. 우측의 죄수는 회개하여 구원 받았고, 좌측의 죄수는 마지막까지 예수를 모독하여 구원 받지 못한 것을 비석 위 백장미의 유무로 표현해냈다. 이를 통해 이 공간의 입구를 본다면 밝은 빛의 문이 예수를 의미하고, 함께 죽은 두 죄수가 비석으로서 양 옆에 있는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의도를 작품에서는 보여주려 하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대로 의도를 숨겨, 관객이 보이는대로 자신의 해석을 만들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그 어떤 종교적인 상징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메인이 되는 '사용중인 의자'도 머리의 움직임을 최대한 모호하게 만들고, 천으로 덮는 것을 통해 한번 더 불분명성을 주어 의도를 가렸다. 또한 'Mar 14:36'이라는 공간은 시각적(강력한 색과 스모그), 후각적(향), 청각적(음악) 요소를 모두 활용하여 새롭고 조금은 충격적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관람자의 깊은 사고를 이끌어내는 데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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